1. 초월적 상상력의 부정적 총체성으로 얼룩진 ‘세계의 밤’을 지나 ‘우리-없는-세계’의 ‘존재-없는-생명’의 공포에 도달한다. 또는 충동의 가없는 질주를 지나 매끄럽게 균질화된 권태로운 기분의 세계에 도착한다. 아무튼 저 세계의 밤은 충동과 부정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면, 이 ‘우리-없는-세계’, 또는 균질화된 권태 속을 미끄러져 가는 지금-여기의 시공간은 가장 작은 요철도 무덤처럼 불룩한 충격을 안겨주는 곳이다. 어쩌면 낭만주의 다음에 고전주의가 오는 것처럼, 혹은 패션 유행의 30년 주기설처럼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세대는 복고를 새것으로 겪는 것일지도. 그러나 과거와 꼭 같이 반복되지 않으므로, 복고가 되기 전의 그것을 겪은 사람은 거부감을 표시할지도. 그러고 보면 이즈음의 시는 어떤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