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밀리 정민 윤 지음, 한유주 옮김,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열림원, 2020. 한 남자가 있었다. 일본 군인. 낡은 미신을 믿지 않았던 자. 전투에 나가기 전 무사를 기원하는 섹스를 믿지 않았던 자. 그는 괴짜였다. ‘위안부’의 음모나 혹은, 어떤 부위를 부적으로 지니지 않았던 자. 그의 동료들이 말했다, 남자가 되어야 한다고. 공식은 이러하다, 괴짜는 남자가 아니다. 전시의 논리에는 근거가 없다. 근거가 없다.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동료들이 말했다, 급습해, 약탈하라고. 그를 위안소에 밀어 넣었다. 벽에 난 구멍을 들여다보는 그들의 눈알들. 그가 나오는 걸 보았다. 되었다. 여기서 공식은 무엇인가. 공식은 없다. 한 남자가 있었다. 울면서 말했다. 나는 남자도 아니야, 나는 남자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