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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tender

일어권 독자를 만나는 마음

오래 전 캐나다에서의 일입니다. 유키와 저는 짧은 영어로 대화하면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유키는 한국어를 못했지요. 영어 학교의 짧은 학기가 끝나고 그녀는 미국으로 가 그레이하운드를 타고 횡단여행을 떠났습니다. 가는 도시마다 그곳 엽서를 저에게 보내주었는데 워싱턴 시에서 보낸 엽서에는 빌과 힐러리 클린턴 부부의 사진에 “Buy 1 & Get 1 Free!”라는 재미있는 문구가 쓰여 있었어요. 그녀는 계속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답장을 쓸 수 없었습니다.

 

저는 가끔 시가, 우리 사이에 오가던 비문투성이 영어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네, 그것은 문법이 엉망이지만 거의 텔레파시에 가까웠을 거예요. 우리가 설령 서로의 말을 오해하고 있었다고 해도요.

 

오래 전 엽서들에 뒤늦게 답장하는 마음으로 여러분에게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정한아 드림.

-2019년 6월 일본 동경 한국문학서점 책거리 행사 팜플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