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常

그런 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나는 당신들과의 詩的인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거리는 어둡고 옅은 안개는 팅커벨의 잠가루처럼 도시 위에 영영 떨어져내리고 있지요.
그리고 나는 내 인생에 마주친 모든 시적인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다 일어나 갑자기 생각나는 영혼의 얼굴들, 그들이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일까요.
나는 내일 나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또 거짓말을 하러 학교에 가지만, 이 거짓말들이 (진실)에서부터 흘러나온다는 것을 기적적으로 알아보는 나의 어린 친구들 또한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자다 말고 일어나 갑자기 떠올리는 이런 영혼의 얼굴들과 그 이름에 대해 나는 결코 무엇으로도 완벽하게 '쓸' 수 없을 테지만,
나는 이것들이 가장 시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물 밑을 걷는 것처럼 나른하고, 당신들은 수면 위에 있는 것처럼 여겨집니다만, 그래서 나는 간혹 물 밑으로 번져오는 빛들을 통해서만 당신들의 존재를 깨닫는다고 멍청한 생각도 해봅니다만,
당신들이 어디에서건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일까요.
나는 '과거라는 타국'에서 만난 여행자들과, 그들과의 시적인 관계에 대해 생각합니다.
오늘 밤은 그런 밤입니다.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숭례문과 남대문  (2) 2008.02.18
누덕누덕  (6) 2008.01.14
꼬마친구 숲속친구 모두모두 즐거워  (2) 2007.12.15
지식-사물 애호가  (13) 2007.11.15
이별의 뒷맛  (2) 2007.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