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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 con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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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7월 18일의 일기. 들뢰즈의 유작인 비평과 진단을 읽고 있다. 본래는 들뢰즈와 문학에 관한 글의 집필을 시작해야만 했지만.이 책의 번역에 비문이나 오탈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저키즘 같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들뢰즈의 책 거의 전부가 이렇게 독해에 저항한다. (매저키즘이 영어 중역이라서일까? 그러니까, 그의 불어 텍스트 자체가 번역하기 어려운 것일까?) 이 책의 앞머리에 붙은 췌사는 심지어, 프루스트의 反 생트-뵈브(Contre Sainte-Beuve)라는 책에서 인용한 다음의 문구이다; "훌륭한 책들은 일종의 외국어로 씌어져 있다." 자신의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지한 상태에서 붙여놓는 이런 췌사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의 책이 읽히지 않는다고 당신은 불..
정동 이론 * 멜리사 그레그, 그레고리 시그워스 편저, 최성희, 김지영, 박혜정 옮김, 정동 이론 The Affect Theory Reader, 갈무리, 2015. "우리가 습관을 통해 좋은 취향을 획득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대상과 정동 사이의 연합(association, 아마 영미 경험 심리학에서 일컫는 '연상'을 이렇게 번역한 듯-오리너구리)이 습관을 통해 보존되는 것이다."(67)"폭력을 노출하는 것이 폭력의 기원이 된다."(75)- 사라 아메드, "행복한 대상". "'몸의 활성화된 살의 차원에서, 즉 되기가 진행되는 몸의 차원에서, 오류가 결코 있을 수 없는 경보의 옳음이라는 차원에서 우리가 가정해야 하는 그 몸의 실존적인 효과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위험을 알리는 기호들이 영원히 어른거리는 세..
시와 세계, 2016, 봄. 사람 그리는 노래 송승언 정원으로 이어지는 여러 갈래의 길에는신도들이 늘어서 있고 신앙심을 시험하려는 듯이줄줄이 대기열을 만들고 혀를 내밀고 있다혀끝에서 신속히 흩어지는 것없었던 듯 새겨지는 것그것을 위해 나는 항상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낯가죽을 새롭게 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혀를 내밀며 드는 생각은 이것나는 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인가? 여러 갈래의 길로 이어지는 정원에 서서향나무의 뒤틀림에 경탄했다저렇게 뒤틀릴 수만 있다면 개발 중인 신도 두렵지 않을 텐데비늘조각이 육질화 된 향나무를 보며향나무 좋지...나도 좋아해말씀하시던 신부님은 맥주 마시러 갔고 나는 이제 내 팔다리의 멀쩡함을 입증하기 위해뇌에 대 타격을 입은 사람의 말을 빌려 쓴다탁구 하던 사람술집 하다가 망한 그 사람 종이 울리면 슬프지는 않았다..
(스크랩) 황현산의 김춘수론 시 언어, 의미와 이미지에서 자유로워라[황현산의 우물에서 하늘보기] (24) 사물이 된 언어 또는 무의미의 시수정: 2015.01.14 19:38등록: 2015.01.14 13:48공유하기공유하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트위터로 보내기네이버 밴드로 보내기인쇄하기화가의 물감·작곡가의 음표처럼시인의 언어는 용도가 아닌 사물의 외곽에 있는 순수한 존재염불 같은 시 쓰려한 김춘수의 작품관념을 억압하고 깨려한 것보다 무의미조차 의식 안한 시가 더 좋아김춘수 시인한국 사람들이 ‘사물로서의 낱말’이니 ‘사물로서의 문장’이니 하는 말을 처음 접한 것은 김붕구 선생이 1959년에 번역한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일 것이다. 사르트르는 이 책에서 일반 사람들이 이런저런 사물을 ‘지시’하기 위해 말을 사용하는 데 비해, ..
울증은 비겁함이라는 주판치치의 말과 함께 기억해둘 문장을 남겨놓도록 하자. 철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철학과를 그만두었으면 합니다. 문학이 끝났다고 한다면 문학에 종사하는 걸 그만두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문학부 교수도 그만두었으면 합니다. 종말론에 대한 우리의 정의에서 보면, 이 ‘끝’은 단순한 끝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읽어버렸다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사사키 아타루, , 송태욱 옮김, 자음과모음, 2010, 246-7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저자 사사키 아타루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2-05-1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감히 일본의 ‘니체’라 부를 만한 떠오르는 신예 사상가‘사사키 ...
hominid / hominin http://mmemories.tistory.com/trackback/235 http://jjy0501.blogspot.kr/2013/12/Oldest-Hominin-DNA-Sequenced.html
<혁명을 팝니다> 2013-07-29 (월) 조지프 히스, 앤드류 포터, 윤미경 옮김(마티, 2006)를 읽다가. 185쪽. 반문화의 지지자들이 정신질환과 반문화적 저항, 혹은 불순응을 혼동하게 된 사태에 관하여. 정신 이상의 낭만화. 황지우의 90년대 후반 '착란적인 것'의 詩化, 김수영의 일기("아내여, 언젠가 내가 정말 미치게 된다면..."). 반문화와 시. 김수영, 김춘수의 작품들을 일종의 반문화적 소비재로 간주했을 때 당대와 이후에 미치게 된 영향들에 관하여. 반문화의 지지자들, 가령 푸코가 범죄, 정신질환 등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광기를 거의 언제나 옹호하려 한다는 사실. "예수가 오늘날 세상에 온다면, 그도 역시 시설에 감금될 것이다. 하지만 살인광은 권력의 통로들을 활보한다."(186) 윌리엄 버로스, 비트족..
김정환, 좋은 꽃 이즈음 강의에서 황지우를 다루면서 김정환 시 생각이 많이 났더랬는데 나는 아무래도 10대 후반에 읽었던 시의 자장이 형성해놓은 80년대식 세계관을 나이에 걸맞지 않게 자꾸 고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30대 초반까지는 이것 때문에 80년대 시인들을 혼자 속으로 많이 원망도 했던 기억이 난다. (장정일이 서울에서 보낸 3주일에 해설 대신 80년대 시인들을 욕해놓은 것을 나는 백번 이해한다. 물론 격변하는 한국 현대 정치사 안에서 보자면 그도 나보다는 훨씬 앞 세대 사람인 것이 분명하지만, 저 충혈된 80년대의 격정이 미필적 고의로 감염시켜버린 '희생자'들은 자기 세대의 변방으로 밀려나 그 운명을 끝끝내 살아내야 하는 것이니까.) 아무튼 황지우를 읽으면서 자꾸만 김정환이 그리워 오랜만에 좋은 꽃을 꺼내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