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아무래도 추상어일 것이다. 짧은 생애를 가졌던 어떤 정신과 감각의 덩어리를 추상화하여 명사로 만든 것. 그것은 아무래도 예술사의 어느 시점에 새로 생긴 어떤 사조를 이르는 말일 것이다. 그 사조에 스스로 속했다고 생각한 내성적인 사람들은 오랜 우울로 인한 무감각을 묘사하기 위해 주로 겨울날을 흑백의 배경 속에서 다루었으며 채도보다는 명암을 통해 음화를 그렸다. 따라서, 의도치 않게 대담한 그림을 생산해내는 경우가 있었다. 도시의 암울한 고독과 아직 중간관리자가 되지 못한 젊은 사무노동자의 실존적 불안, 가로수처럼 도시에 아주 약간 남은 자연물들의 위압적이거나 계시적인 침묵과, 주기가 긴 변용 속에서 불길한 징조를 자주 발견했으며, 오래 전에 자기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나머지, 죽은 자신을 애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