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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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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바디우 할아버지께, XOXO, 정관사 없는 나라의 독자로부터 알랭 바디우, 『참된 삶』, 박성훈 옮김, 글항아리, 2018 이념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는 버림받고 길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될 수 있는 것을 향해, 여러분의 진정한 현실인 무언가를 향해 떠날 수 있음을 생각한다. 주체로서의 여러분은 결코 자기 집을 단단히 지어 올림으로써 실현되지 않으며, 따라서 주체는 그 자신을 향해 떠날 수 있어야 한다. 전통이란 그저 오래된 집일 뿐이며, 방황의 횡단은 그 집에 어떤 새로운 긍정(단언)을 만들어낸다. 그럴 때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자리에 관한 하나의 새로운 상징화를 얻게 된다. 참된 집은 사유와 행위의 모험으로 여러분이 집을 떠나서 거의 잊어버릴 쯤에야 발견할 수 있는 무엇이다. (60쪽) 살아 있는 철학자 중에 알랭 바디우와 슬라보예 지젝만큼 책을 ..
유토피아에서 아나키로 기획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시인에게 시 쓰기 자체가 실천일 것입니다. 그러나 시인의 개성이 다양한 만큼 실천의 모습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 특집에서 이 다양한 시 쓰기로서의 실천이 시에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왜 그렇게 다양하게 나타나는지를 여러 평론가와 시인의 시각을 통해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아마도 이 기획의도에 대한 나의 해석이 이 글의 성격을 규정지을 것이었다. 1. ‘실천’은 무슨 뜻인가? 2. 1.의 의미와 관련하여 ‘다양한 시 쓰기로서의 실천’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3. 2의 ‘다양한 시 쓰기로서의 실천’이 성립 가능한 구문이라면, 그것이 ‘시에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은 가능한가? ‘왜 그렇게 다양하게 나타나는지’라는 의문은 타당한..
사랑, 최소한의 코뮤니즘 사랑예찬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알랭 바디우 (길(박우정), 2010년) 상세보기 “저처럼 어떤 사랑의 진정한 주체가 사랑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만족이 아니라 커플의 변화라고 인정한다면, 사랑은 이런 의미에서 코뮤니스트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에 대한 가능한 정의 가운데 하나는 바로 ‘최소한의 코뮤니즘’일 것입니다.” (98)
"법"과 법 사도 바울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알랭 바디우 (새물결, 2008년) 상세보기 죄란…욕망 그 자체는 아니다…죄란 자율성, 자동성으로서의 욕망의 삶이다. 율법은 욕망의 자동적 삶, 반복의 자동성을 해방시키기 위해 요구된다. 왜냐하면 율법만이 욕망의 대상을 고정시키고, 주체의 ‘의지’가 무엇이든 욕망을 대상에 묶어놓기 때문이다. 주체를 죽음이라는 육체의 길로 끌어들이는 것이 바로 욕망의 이러한 대상적 자동성(대상에 의해 규정된 자동성)이다.(153) 여기에서 바디우는 예감하다시피, 무의식 문제를 끌어들인다. 위에서 논의된 문제는 언젠가 지젝의 "요부의 윤리"에 관한 글에서 다루었던 욕망과 윤리의 문제로 넘어간다. 여기에서 주가 되는 핵심어-죄, 욕망, 법(금지), 죽음-들은 라캉이나 지젝 같은 정신분석학자들의..
시와/의 죽음-미지수 X의 부재증명, 가눌 수 없는 체념의 층위 철학의 고백 총알이 빗발치던 1차 세계대전의 참호 안에서 비트겐슈타인이 써내려간 노트는 1921년, 자신의 유일한 생전 출판물로 완성된다. 그가 뽑아낸 군더더기 없는 철학적 명제들은 언어와 세계의 관계에 대한 천착의 결과물로, 이는 언어적 전회라 불릴 만큼 정통철학의 문제를 언어의 문제로 날카롭게 포착한 것이었다. 그 일단은 다음과 같이 명제화된다. “철학은 말할 수 있는 것을 명료하게 묘사함으로써, 말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좌우간 생각될 수 있는 모든 것은 명료하게 생각될 수 있다. 언표될 수 있는 모든 것은 명료하게 언표될 수 있다.” 이런 ‘말에 대한 믿음’은 근대 이전의 철학사 전체가 증명하고 있는바, 모든 철학은 말로 표현되기 전까지는 언제나 공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