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란

(6)
wit n (zonna) cynical ...누나, 내가 이번에 승언이 책이랑 누나 책을 읽으면서 드디어 우리 동인의 공통점을 알았어. ...뭔데? 우린 각자 자기 방식으로 존나 시니컬해. ...네가 시니컬하다고? 누나가 건조하게 시니컬하다면 나는 축축하게 시니컬한 거지. ...너 안 축축해. 욕하지 마.
출국장에서: 작란(作亂) 트리뷰트 도깨비장난 (...)작란(作亂)이라는 동인에 가담해서 장난을 치고 다닌다는 게 사실입니까? 그건 적법한 행위입니다. 왜 헌법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까,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지금 장난하자는 겁니까? 작란은 예전부터 이미 하고 있습니다. 그 장난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없었습니까? 다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주변 사람들을 잘 돌보겠습니다. 장난에도 수위가 있는 걸 모르십니까? 소꿉장난, 흙장난, 불장난, 도깨비장난…… 도깨비장난이 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밑줄을 그을 단어가 나온 것 같습니다.(...) -오은, 「청문회」(『유에서 유』, 문학과지성사, 2016) 작란 말고는 동인을 모른다. 물론 문학사 책에 나오는 동인들과 동시대를 사는 다른 동인들이 있다는 사실, 그들의 이름, 그들에 속한 다른..
작란 낭독회 또 재공지 역시 by 재간둥이 오은
작란 낭독회 재공지 by 오은
작란 첫번째 낭독회
동지, 자네의 섬뜩한 농담은 내 손이 호주머니 속을 더듬게 해 그러니까, 우리가 장난이나 한번 쳐볼까, 하고 모였던 것은 지난겨울의 일이었다. 나는 거의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방식으로 (아니, 운명을 가장한 우연의 방식인가?) 그와 함께 동인 활동을 하게 되었다. 동인 활동이란 건 대체 무엇인가? 한 30년 전쯤이라면 역사적이고 정치적이면서 동시에 문학적인 대의명분이라도 있었겠지만, 시의 시대도 지나가고, 가시적인 적들의 적성(敵性)은 단물처럼 대기에 비가시적으로다가 녹아들고, 나름 교체된 정권도 한동안 살아보고, 지금은 상냥한 얼굴로 뒤통수를 쳐대는 교활한 적의 품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그래서 결론적으로 온갖 고민들이 문화적인 형태로 세련되고 교양 있는 취미의 자원을 이루게 된 지금, 21세기 시작하고 한 10년 지난 다음에 축구단이나 야구단도 아니고 동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