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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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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예수, 대심문관: 이율배반과 논리적 구원의 불가능성 * 오리너구리, 『빵과 차(茶): 무의미 이후 김춘수의 문학과 정치』의 일부를 소개하면서 나는 이 논문을 오래된 의문으로부터 시작했다. 그것은 어떻게 순수시의 대가가 5공화국의 국회의원이 되었을까 하는, 다시 말해 「꽃」과 전두환 퇴임식 축시인 「님이시여 겨레의 빛이 되고 역사의 소금이 되소서」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 퇴임식 영상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 가관이다.)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김춘수가 쓴 거의 모든 글과 김춘수가 읽었다고 쓴 거의 모든 글을 할 수 있는 데까지 찾아 읽었다. 그랬더니 이상한 점들이 점점 더 많이 발견되고 거기에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궁금함이 거의 수사기록에 가까운 논문을 쓰게 만든 것 같다. 그는 국회의원과 ..
김춘수 가상 인터뷰) 업보 경찰 행정관 나사루의 비망록 *이 글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이반이 알료샤에게 이야기해준 자신의 서사시 「대심문관」을 상호텍스트로 삼고 있는 김춘수의 시 「대심문관」을 다시 상호텍스트로 삼고 있으며, 플라톤의 영혼불멸에 관한 대화, 『국가』 10권의 반향이 조금 스며 있다. 전기적 서술들은 모두 김춘수의 자전소설 『꽃과 여우』를 비롯한 그의 저술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돌아가신 김춘수 선생이 아라뱃길 산책로를 걷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것은 비가 제법 내리다 갠 4월 말의 어느 평일 낮이었다. 업보 경찰의 행정관으로서 내가 하는 일은 대개 많은 사람들의 습관이 기록된 문서들을 분류하고 정리하여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 간단한 조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하지만 래리 플린트의 분신이 미국 대통령 후보..
(스크랩) 황현산의 김춘수론 시 언어, 의미와 이미지에서 자유로워라[황현산의 우물에서 하늘보기] (24) 사물이 된 언어 또는 무의미의 시수정: 2015.01.14 19:38등록: 2015.01.14 13:48공유하기공유하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트위터로 보내기네이버 밴드로 보내기인쇄하기화가의 물감·작곡가의 음표처럼시인의 언어는 용도가 아닌 사물의 외곽에 있는 순수한 존재염불 같은 시 쓰려한 김춘수의 작품관념을 억압하고 깨려한 것보다 무의미조차 의식 안한 시가 더 좋아김춘수 시인한국 사람들이 ‘사물로서의 낱말’이니 ‘사물로서의 문장’이니 하는 말을 처음 접한 것은 김붕구 선생이 1959년에 번역한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일 것이다. 사르트르는 이 책에서 일반 사람들이 이런저런 사물을 ‘지시’하기 위해 말을 사용하는 데 비해, ..
<혁명을 팝니다> 2013-07-29 (월) 조지프 히스, 앤드류 포터, 윤미경 옮김(마티, 2006)를 읽다가. 185쪽. 반문화의 지지자들이 정신질환과 반문화적 저항, 혹은 불순응을 혼동하게 된 사태에 관하여. 정신 이상의 낭만화. 황지우의 90년대 후반 '착란적인 것'의 詩化, 김수영의 일기("아내여, 언젠가 내가 정말 미치게 된다면..."). 반문화와 시. 김수영, 김춘수의 작품들을 일종의 반문화적 소비재로 간주했을 때 당대와 이후에 미치게 된 영향들에 관하여. 반문화의 지지자들, 가령 푸코가 범죄, 정신질환 등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광기를 거의 언제나 옹호하려 한다는 사실. "예수가 오늘날 세상에 온다면, 그도 역시 시설에 감금될 것이다. 하지만 살인광은 권력의 통로들을 활보한다."(186) 윌리엄 버로스, 비트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