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

(33)
쉬흐 르 퐁 다비뇽 오니덩스 오니덩스 신혼여행 도착하자마자 프랑스에서 들은 첫 소식은 세월호 침몰 기사였지. 머릿속에 물에 잠기는 여객선을 담고서 아비뇽 다리 아래서 우리는 춤을 췄지 우리는 춤을 췄지 같은 고등학교 불어 시간에 배운 동요를 다시 만나는 일은 굉장히 그로테스크했다. 4월 18일 아비뇽 광장 길거리 재즈 밴드의 공연.
타박타박 지난 학기 한국 현대시강독을 들은 한 학생(동아리에서 힙합 하느라 학교를 무지 오래 다닌)이 기말 보고서에 첨부한 음악. 기형도의 시 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다시 들어도 좋구나. 올해가 가기 전에 여기에라도 올려놓아야겠다.
대선 멘붕 자가치료: today's pleasure from the favorite musicians start with B 물론 원곡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것이지만 데이브 나바로의 것도 좋다. Venus in Furs의 다양한 버전을 언젠가 올리고 싶지만, 오늘은 귀찮아서 패스. 보다시피 90년대 인기를 구가한 얼터너티브, 그런지, 브릿은 대체로 범생이스럽고 순진하고 귀엽고, 다시 말해 모성애를 자극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블러의 초기 대표곡으로 Song 2를 꼽곤 하지만, 블러의 진정한 매력은 사실 음악적으로 사춘기였던 초기보다는 Think Tank 같은 앨범부터 시작이라고 생각. 그즈음 데이브 앨번은 프로젝트 밴드 고릴라즈 활동을 겸하느라 매우 활동적이었는데, 유머러스한 기계음들을 사용한다거나 하는 상상력 가득한 음악 작업들은 2000년대 초반을 그의 전성시대로 만들어주었다. Crazy Beat 같은, 긴..
in memory of the twisted days - The Tea Party 20세기 만세!
Bach - Prelude BWV 997 Played On Lute-Harpsichord Robert Hill의 연주를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 첫 번째 영상은 러시아 연주자의 것인데, 러시아 무도곡 느낌이 나는 것은 편견 때문일까.
Skid Low, "18 and Life" 20년 전, 학교에서 야자 끝나고 나오다가 버스 정류장 앞 리어카에서 천 원 주고 산 Skid Low의 Monkey Business 앨범. 친구에게 카세트 빌려 와서 듣는다. 80년대 돋네... "Monkey Business"를 "바보스러운 것"이라고 굳이 번역해 놓은 것도 우습고. 그렇지만, 열 여덟 살의 인생이란, 그처럼 바보스럽고 신났구나.
Our Lady Peace, "Car Crash", "Everyone's a Junkie" 며칠 전에 올렸던 The Stone Roses의 "Made of Stone"을 거듭 듣다 보니 이 노래 생각이 났다. 표면적으로는 둘 다 교통사고를 주제로 하고 있어서이기는 한데, 교통사고라는 일상적이고 항상적인 위협을 보여주는 소재에서 다른 차원으로 감각과 사유를 끌고 넘어가는 공통적인 재주 때문인가 싶다. 밴드의 유명세를 드높인 앨범 에 수록된 이 곡은 Our Lady Peace의 특징적인 면모 중 하나인 끈덕진 심리학적 성찰을 보여준다. 가령, "Superman's Dead"나 "Automatic Flower", "Clumsy", "Carnival" 같은 곡들이 담고 있었던 왜소한 자아의 부풀려진 콤플렉스, 이상적 롤모델과 따뜻한 모성 같은 것이 사라진 차갑고 무심한 세계에서 지르는 돌연한 비명, ..
The Stone Roses, "Made of Stone"과 1989년 이인성 선생님 홈페이지에 칼럼을 쓰고 원고료로 받은 The Stone Roses의 데뷔 앨범. 20년 만에 remaster된 것으로, 여기에 올린 "Made of Stone"은 8번 트랙이다. 재킷에 실린 John Robb의 평론에 의하면 "음울한 멜랑콜리와 강한 낙관론의 기괴한 혼합, 이 앨범을 관통하는 순수한 조울증, 이것이 로지즈가 최선을 다할 때 보여주는 경지"라고 이 곡을 설명해놓았다. 뭐랄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가슴 속에서 해일과 화산이 함께 거듭 폭발하고 있었던 89년의 내 사춘기 생각이 나는데, 놀랍게도 이 앨범의 출시가 89년 4월이었다. "1989년 4월에는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동유럽은 혁명 중이었고, 폭동의 기미가 돌고 있었으며, 탐욕의 80년대가 끝나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