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시 "용의 탄생", "열흘 간의 유령", "그림자의 견습, 혹은 독신의 뿌리"(시집 에 수록)에 관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태몽을 알고 있다. 어머니가 꾸었거나 아버지가 꾸었거나, 그도 아니라면 어머니나 아버지의 혈족이 대신 꾸어주기까지 하는 태몽은 동아시아 특유의 문화로서 서양철학의 관점에서라면 심리학적인 분석의 대상이 되겠지만, 우리 문화 안에서는 가족 단위 공동체에서 공유되는 개인의 탄생 신화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태몽과 같은 개인 차원의 존재론적 근거 짓기는 공동체 전체의 신화처럼 광역화된 형태로 신봉되거나 공유되지는 않지만, 여전히 사회적이고 관습적인 상징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는 대개 잉어나, 용, 호랑이, 별, 달, 해와 같이 아주 오랜 옛날에도 신화적으로 상상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