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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ques Derrida On Love and Being http://www.youtube.com/watch?v=dj1BuNmhjAY
Nothing's impossible in hell
이것은 사람의 말 - 6.9 작가선언 * 이 선언문을 작성한 주체는 입니다. 모두의 의견이 수렴되고, 모두가 함께 쓴 선언문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말 6.9 작가선언 작가들이 모여 말한다. 우리의 이념은 사람이고 우리의 배후는 문학이며 우리의 무기는 문장이다. 우리는 다만 견딜 수 없어서 모였다. 모든 눈물은 똑같이 진하고 모든 피는 똑같이 붉고 모든 목숨은 똑같이 존엄한 것이다. 그러나 권력자와 그 하수인들은 극소수 특권층의 이익을 위해 절대 다수 국민의 눈물과 피와 목숨을 기꺼이 제물로 바치려 한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수치스럽고 고통스럽다. 본래 문학은 한계를 알지 못한다. 상대적 자유가 아니라 절대적 자유를 꿈꾼다. 어떤 사회 체제 안에서도 그 가두리를 답답해하면서 탈주와 월경을 꿈꾸는 것이 문학이다. 그러나 문학..
자살과 서거, 혹은 과연 부엉이는 쥐의 포식자인가?-양심도 라디오처럼 끄고 켤 수 있다면 하얀 부엉이 누굴까? 하얀 부엉이가 우리에게 묻고 있어. 누굴까? 이건 부엉이가 낸 수수께끼야. 하얀 세상에 하얀 깃을 가진 건 누굴까? 하얀 얼음 위로 나는 건 누굴까? 누굴까? 또, 하얀 눈 위로 나는 건 누굴까? 하얀 바람이 불 때 훨훨 나는 건 누굴까? - "노란 코끼리" 중에서 하여간 그날 저녁 수위는 헛소리를 해댔고 열이 40도나 오르는 가운데 쥐를 원망하고 있었다..."아! 이 망할 것들 때문에!" ... "쥐들!" 하고 그는 내뱉었다. ... "이제 그럼 가망이 없는 건가요, 선생님?" "죽었습니다." 하고 리유가 말했다. ... 공포가, 그리고 공포와 함께 반성이 시작된 것은 바로 그때부터였다. - 카뮈, "페스트" 어제 아침 노무현이 자살했다. 뉴스에서는 한사코 ‘서거했다’고 한다. 작..
공기와 총 와락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정끝별 (창비, 2008년) 상세보기 적들을 위한 서정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허혜정 (문학세계사, 2008년) 상세보기 사라지지 않는 비행운 정끝별 신작 시집의 시들은 소리의 감각에 골몰한 농밀한 결과물들을 다수 품고 있다. 의미 중심의 산문 지향의 시들이 후반부에 여러 편 실려 있기도 하지만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말 자체의 리듬을 잘 살린 정통적 시형의 시들이다. 그런 시들은 바람을 품고 있는 홀씨처럼 행위의 계기들을 품고 있다. 그것은 어떤 가능성의 실체를 품고 있다고 서술되기보다는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인 가벼움의 동작성을 품고 있다고 서술되어야 마땅하리라. 해설에서도 언급되어 있듯이, 이 점은 표제작인 「와락」의 제목이자 시의 운을 이끌어가고 있는 ‘-..
절개면 앞에 선 나쁜 소년의 법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허연 (민음사, 2008년) 상세보기 ‘지옥에서 빗소리를 듣던’(「지옥에서 듣는 빗소리」, 불온한 검은 피) 한 남자가 “왠지 모르게 우리는 텔레비전처럼/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청량리 황혼」, 불온한 검은 피)는 마지막 전언을 남기고 사라진 지 13년, 홀연히 귀환한다. 두 권의 시집에 실려 있는 그의 얼굴 사진은 애인과 정사(情死)한 다자이 오사무처럼 불길하고, 불길한 얼굴이 으레 그렇듯 나이를 종잡을 수 없고, 좌우가 바뀌어 있다. 그는 방황하는 여름 같았던 청춘을 지나 회사원이 되었다. 그는 오랫동안 시를 쓰지 않았다. 그는 병원에, 직장에 가는 일을 부끄러워했지만 목숨이 달려 있었으므로, 병원에 가고 출근을 했다. “왜 가난은 항상 천재이며..
밥숟가락과 봉분 사이-발바닥들의 운명 물든 생각 이사라 수천 년 물들여진 염색공장 가는 길은 좁고 구부러진 골목들로 이어집니다 이런 골목들은 미로를 낳고 미로는 언제나 생각을 낳습니다 오랜 가난이 묻어나는 그 길 가는 길에 어린 일꾼들이 할당된 오랜 슬픔을 염색하고 있습니다 슬픔의 장치는 염색물이 고인 벌집 구덩이들처럼 꿈틀댑니다 피부를 뚫고 가슴 속에 자라나는 벌집 같은 기억들도 염색되는지 창공에 널리는 것들 모두 골목의 그늘을 비의(悲意)처럼 드리우고 미로를 지나갑니다 여인의 손아귀 속에 손목 잡힌 저 아이도 미로 속 골목의 아이로 자라서 금새 한 몫을 하는 일꾼으로 염색될 것입니다 색색으로 물든 빛깔을 햇살에 너는 것을 보면서 염색공장 가는 길에 나는 자주 자주 멈추어 서서 길마저 염색되는 지표(地表)에 관한 생각들을 건져 올립니다 이..
'생명-폭력'과 그 숙주들 껌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기택 (창비, 2009년) 상세보기 김기택(金基澤)의 시선은 이번 시집 『껌』(창비 2009)에서 더욱 집요해졌다. 그의 시선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독자로서는, 그가 눈 돌리지 않는 이상, 먼저 눈 돌릴 수 없다. 그의 시각적 집요함이 나의 시선을 끌고 들어갈 때, 평범하던 풍경이 별안간 투명한 살갗 안의 핏줄과 근육과 뼈로 화해 거꾸로 나를 응시하는 것을 느낀다. 대상은 평소의 모습을 벗고 뒤틀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대상이 지나치게 가까이 와 있다는 증거이리라. 이 만남은 일종의 폭력적 상황을 통해서만 성사된다. 실재는, 그 있음을 은폐할 때에만 우리에게 평온하고 상식적인 삶을 가능하게 하므로. 그로부터 불편한 진실들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이 진실들은 쉽사리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