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44)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향 다지마 선생님은 오늘 저녁 한 나절 백양로 벚꽃 아래서 술 드시고 올라 오셨다. -왜요? -일본 사람이니까. 다지마 선생님은 불콰해진 얼굴로 아이처럼 웃으며 말하고 집에 가신다. 귀가 인사하러 내 자리에 오신 것이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평일에도 휴일에도 연구실에 나오시던 아버지 동갑내기 다지마 선생님은 오늘 저녁 한 나절 백양로 벚꽃 아래서 고향에 다녀오셨다.(2012-04-19) 4.11 전후 몇 년 만에 만났는지 모르겠다. 신촌에서 밥을 먹었고, 12년 전의 이야기들을 했다.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가버렸나. 그 동안 두 명은 미칠 뻔했고, 두 명은 미쳤으며, 그 중 하나는 미쳐서 죽었다. 그녀는 앞으로 20년 동안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결정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거시적인 시간관에 놀랐다. 나는 인생을 계획해본 일이 없다. 배워야겠다. 그녀가 끼고 있던 귀고리를 빼서 내게 주었다. 가끔 선배들의 너그러움에 놀란다. 바람이 무척 불었다. 우리가 자주 만나던 카페 테라스에서 한사코 바람을 맞으며 앉아 가끔 끊어지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 동안 자기가 구성되어온 맥락을 빨리 업데이트시켜야 한다는 다급함 때문에 우리는 거의 필사적이었던 것 같다. 12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나의 농담을 .. 미친 지젝과 함께(2) Slavoj Zizek: Short Survey by Rosanna Greenstreet for The Guardian - August 9, 2008 When were you happiest? A few times when I looked forward to a happy moment or remembered it - never when it was happening. What is your greatest fear? To awaken after death - that’s why I want to be burned immediately. What is your earliest memory? My mother naked. Disgusting. Which living person do you most adm.. to indimina 관심 있으면 가보길. 미친 지젝과 함께 * 우선, 봄호에서 철문이 형의 재미 있는 시를 읽었다. 유홍준은 나쁜놈이다 장철문 유홍준이 멧돼지를 잡았다 맨손으로 돌팍을 던져서 잡았다 다람쥐무늬가 있는 놈을 잡았다 연두빛 칡덤불 밑에서 아장아장 걸어나온 것을 잡았다 나쁜 놈! 이병주문학관 주차장 지나 개울에서 물 먹고 있는 놈을 잡았다 2011년 6월 18일이다 그날 평사리문학관 달빛낭송회에 와서 낮에 멧돼지를 때려잡았노라고 뻥을 쳤다 어차피 힘센 놈이 힘 약한 놈을 잡아먹고 사는 거라고, 쫓아나 볼 요량으로 인사로 돌팍을 던졌는데, 그만 즉사했노라고 박박 우겼다 한번만 말해도 될 것을, 말하고 또 말하고 오래 말했다 옆집누나의 젖꼭지를 스친 사춘기의 손가락처럼 나쁜 놈! 유홍준이 하는 짓을 어미가 때죽나무 옆 칡덤불 뒤에 숨어서 다 봤을 거다 두.. 시인과 평론가 + 행복에 대한 두 개의 태도 오늘날의 비평가들은 한 사람이 옛 시인들의 개별적인 장점을 모두 능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18장. 1456a 8-10 2200여 년 전에도 비평가들은 시인들에게 요구가 참 많았구나. 시인이 불가능한 것을 그렸다면 그는 과오를 범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오도 그것이 시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바지하거나, 그것이 속한 부분이나 다른 부분을 보다 놀라운 것으로 만든다면 정당화될 수 있다. - Ibid. 25장 1460b 21-25 '과오'에 관해서라면 김수영의 "제3 한강교(인도교?)"에서 시작해 미래파에 이르는 '실험과 상상, 소통(불)가능성'에 관련되는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여기에는 미메시스를 문예사조 상의 개념과 분리하여 '최호한의 소통가능성'에 한정하여 생각.. 운동의 윤리와 캠페인의 모럴-'시와 정치' 논쟁에 부치는 프래그머틱한 부기 동경백색집단 어느 날 저녁, 평소와 같이 저녁을 먹고 TV를 켜자 다음과 같은 뉴스가 흘러나왔다. ● 앵커: 요즘 일본은 온몸을 흰 천으로 감싸고 유랑생활을 하는 백색집단 때문에 시끄럽습니다.종말론을 내세우며 집단생활을 하는 백색집단이 자칫 큰 사고를 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합니다.도쿄 김동섭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백색집단은 자신들의 몸은 물론이고 이동용 차량까지 온통 흰 천으로 감싼 특이한 외향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흰색이 전자파를 차단한다는 희한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이들은 전자파가 적은 곳을 찾아다닌다며 산간지방 도로를 점거한 채 집단생활을 계속해 현지 주민들과 마찰을 빚다 결국 본거지로 돌아갔습니다.● 일본 야마나시현 주민: 일단 기분 나쁘고 관광에도 영향이 있다.● 기.. Skid Low, "18 and Life" 20년 전, 학교에서 야자 끝나고 나오다가 버스 정류장 앞 리어카에서 천 원 주고 산 Skid Low의 Monkey Business 앨범. 친구에게 카세트 빌려 와서 듣는다. 80년대 돋네... "Monkey Business"를 "바보스러운 것"이라고 굳이 번역해 놓은 것도 우습고. 그렇지만, 열 여덟 살의 인생이란, 그처럼 바보스럽고 신났구나.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