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43) 썸네일형 리스트형 Our Lady Peace, "Car Crash", "Everyone's a Junkie" 며칠 전에 올렸던 The Stone Roses의 "Made of Stone"을 거듭 듣다 보니 이 노래 생각이 났다. 표면적으로는 둘 다 교통사고를 주제로 하고 있어서이기는 한데, 교통사고라는 일상적이고 항상적인 위협을 보여주는 소재에서 다른 차원으로 감각과 사유를 끌고 넘어가는 공통적인 재주 때문인가 싶다. 밴드의 유명세를 드높인 앨범 에 수록된 이 곡은 Our Lady Peace의 특징적인 면모 중 하나인 끈덕진 심리학적 성찰을 보여준다. 가령, "Superman's Dead"나 "Automatic Flower", "Clumsy", "Carnival" 같은 곡들이 담고 있었던 왜소한 자아의 부풀려진 콤플렉스, 이상적 롤모델과 따뜻한 모성 같은 것이 사라진 차갑고 무심한 세계에서 지르는 돌연한 비명, .. 치통+꿈 치통을 끙끙 앓으며 잠이 들었는데 꿈 속에서 최강희가 주연한 영화 를 보았다. 물론 실재하지 않는 영화다. 최강희 특유의 인물 성격을 기본적으로 고수했지만 현실적인 면이 약간 더해져서 4차원 소녀 이미지보다는 손에 잡히는 게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생각이 안 나지만, 서사보다는 여주인공의 쓸쓸한 내면을 담담하고 초연하게 연출한 것이 포인트. 꿈의 안팎을 계속 오가면서 중간 중간에 일종의 자각몽을 여러 번 꾼 것 같은데, 아무튼 일어나보니 치통이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사실은 아프다 지쳐 잠들고 아파서 놀라 일어난 것 같다. The Stone Roses, "Made of Stone"과 1989년 이인성 선생님 홈페이지에 칼럼을 쓰고 원고료로 받은 The Stone Roses의 데뷔 앨범. 20년 만에 remaster된 것으로, 여기에 올린 "Made of Stone"은 8번 트랙이다. 재킷에 실린 John Robb의 평론에 의하면 "음울한 멜랑콜리와 강한 낙관론의 기괴한 혼합, 이 앨범을 관통하는 순수한 조울증, 이것이 로지즈가 최선을 다할 때 보여주는 경지"라고 이 곡을 설명해놓았다. 뭐랄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가슴 속에서 해일과 화산이 함께 거듭 폭발하고 있었던 89년의 내 사춘기 생각이 나는데, 놀랍게도 이 앨범의 출시가 89년 4월이었다. "1989년 4월에는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동유럽은 혁명 중이었고, 폭동의 기미가 돌고 있었으며, 탐욕의 80년대가 끝나가고 있었다." .. 치통 시작은 어제 새벽이었다. 받지 말아야 할 전화를 받았다가 치통이 시작되더니 어제 아침에는 음식을 씹을 수 없었고, 어제 밤에는 인후통이 동반되었으며, 오늘 아침에 참을 수 없는 통증에 일어났더니 이젠 안통에 머리 전체를 울리는 두통, 어깨 주변 근육통과 과도한 진통제 때문에 소화기 장애까지...하루 종일 자료를 조금 찾았을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일찌감치 뺐어야 할 오른쪽 사랑니, 90도 누워서 난 삐뚤어진 사랑니를 다음에 다시 아프면 빼리라고 세이브해놓은 게 잘못이었다. 그동안 늘어난 건 고통의 복리이자뿐이다. 이 하나가 내 전체를 흔들고 있으니 내일은 엔지니어에게 찾아가야겠군. 차갑고 냉정한 손으로 우선 신경을 마비시켜 줄 전문가를 말이다. 아무리 하드보일드해지자고 다짐하고 있어도 식는 건 표면.. 꿈 어제 꿈에서 중국에 갔다가 "신민필애(信民必哀)"라는 사자성어를 새로 배웠다. 누군가, "믿는 백성은 반드시 슬퍼진다"라고 그 뜻을 새겨주었다. 엘비스의 찹쌀 도나쓰 * 이 모든 것은 팩트이며 전혀 허구가 아니다. 1982년 봄, 엄마와 아빠와 나, 세 식구가 구반포 아파트에 셋방을 들어 살 때였다. 프로야구가 막 창단되고 MBC 역사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에서 엄마를 닮은 이미숙이 여우 짓을 하면서 강석우 손가락을 물던 시절이다. 어린 엄마는 나를 데리고 밖에 나갈 때면 이모라고 부르라 했다. - 왜? - 재밌잖아. 내가 이모, 이모, 부르면 시장 아줌마들이 어머, 조카가 귀엽네요, 하면서 사심 없이 뺨을 꼬집어주었다. 그래서 엄마는 상가에 가면 이국적인 물건들이 잔뜩 쌓인 수입품점 구경하기를 즐기는 발랄한 이모가 되었다. 기분이 좋아진 이모는 길 건너 에서 소보루나 팥빵을, 그보다 기분이 더 좋으면 찹쌀 도나쓰를 사주었다. 겉은 바삭하고 씹으면 쫀득쫀득한 찹쌀 .. "지도와 영토"의 초입부 중에서 처음 얼마간 적당히 싹싹하기만 하던 다부진 체격의 부동산 중개인은 제드가 예술가라는 것을 알고는 이성을 잃을 지경으로 흥분했다. 그는 '예술가의 아틀리에'를 '진짜 예술가'에게 팔아보기는 처음이라며 탄성을 내질렀다. 순간 제드는 불안해졌다. 부동산 중개인이 괜히 아틀리에 가격이나 올려서 정작 예술가들이 아틀리에를 구할 기회를 앗아가는 '보보스'나 그 비슷한 문화 속물들을 비난하며 진정한 예술가들의 옹호자를 자처하면서도, 어떻게 시장 현실을 거스를 수 있겠느냐, 시장을 바로잡는 게 내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선수를 칠까봐서였다. - 미셸 우엘벡, "지도와 영토(La Carte et le territoire)", 장소미 옮김, 2011년 가을, 559쪽. 확실히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의미하지만, 손자는 할아.. 패륜적인 충고 1월 2일의 일기. 이게 다 정치 때문이다. 오래 살다 치매에 걸린 전두환과 일찍 죽은 노무현 때문에 밥상머리에서 아버지와 언성을 높이며 싸웠다. '싸웠다'는 말이 마음에 든다. '아버지가 나에게 화를 내셨다'거나 '아버지의 설교를 들었다'거나 '아버지의 꾸중을 들었다'보다 백 배 마음에 든다. '아버지와 이야기했다'보다도 마음에 들려 한다. 아빠는 살아 생전 집권시절에 노무현이 '양극화'에 대해 너무 자주 언급한 것이, 그리고 종국에는 자기 자신 자살해버린 것이, 자기가 중산층이라 믿었던 서민들을 불행에 빠뜨리고 자살충동을 동반한 우울증 상태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아빠에게 나는 빠른 말과 논리로 대항했지만, 이전 시대 '좌파'의 뿌리 깊은 컴플렉스에 대해서는 지금,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 카진스키가 ..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