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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란 첫번째 낭독회
시인 스머프의 몽롱한 눈동자 그리고 중세 회화의 인물 포즈에 자주 보이는 우아한 발의 배치, 가볍게 흔들리는 펜대와 섬세하게 뻗친 새끼손가락
유토피아에서 아나키로 기획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시인에게 시 쓰기 자체가 실천일 것입니다. 그러나 시인의 개성이 다양한 만큼 실천의 모습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 특집에서 이 다양한 시 쓰기로서의 실천이 시에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왜 그렇게 다양하게 나타나는지를 여러 평론가와 시인의 시각을 통해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아마도 이 기획의도에 대한 나의 해석이 이 글의 성격을 규정지을 것이었다. 1. ‘실천’은 무슨 뜻인가? 2. 1.의 의미와 관련하여 ‘다양한 시 쓰기로서의 실천’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3. 2의 ‘다양한 시 쓰기로서의 실천’이 성립 가능한 구문이라면, 그것이 ‘시에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은 가능한가? ‘왜 그렇게 다양하게 나타나는지’라는 의문은 타당한..
서평) 고등어 소년은 어떻게 리틀보이가 되었는가 조인호 시집, 방독면(문학동네, 2011) 아이는 무서웠다. 첫 번째 무서움은 어머니로부터. “만삭의 어머니가 생선을 굽던 비릿한 어느 저녁, 프라이팬 밖으로 튕겨오르던 기름방울처럼 지글지글 나는 태어났지 아기야, 생선을 먹어야지 머리가 좋아진단다! 어머니는 나무 도마에 흥건히 젖은 피를 닦으며 말하셨지 그날 이후로 나는 똑똑한 생선 한 마리”(「고등어 나르시시즘」). 고등어가 된 아이는 어머니와 유치원 선생님과 친구들과 첫사랑으로부터 조롱당하고 명령 받고 버림받고, “물 좋은 직장 하나 만나지 못하고 퀭한 생선 눈깔을 지닌 실업자”가 되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랩으로 포장된 고등어 한 마리로 태어나” “얘야, 어머니 같은 생선을 먹어야지 머리가 좋아진단다! 여전히 같은 말만 하”..
슬픈 열대 슬픈열대(한길그레이트북스031) 카테고리 인문 > 인문교양문고 > 한길그레이트북스 지은이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한길사, 1998년) 상세보기 "알려지지 않았던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낸 서양문명 최대의 고명한 작품인 원자로의 경우처럼, 서구의 질서와 조화는 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는 막대한 양의 해로운 부산물의 제거를 필요로 하고 있다. 여행이여, 이제 그대가 우리에게 맨 먼저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인류의 면전에 내던져진 우리 자신의 오물이다. (...) 인류는 이제 단일재배를 개시하려 하고 있다. 인류는 마치 사탕무를 재배해내듯 문명을 대량생산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인류의 식탁에는 오직 그 요리뿐이리라." (140) "세월이 흘러가버린 것 이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망각은 나의..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 도덕과종교의두원천 카테고리 미분류 지은이 H.베르그송 (서광사, 1998년) 상세보기 제 1장 도덕적 의무 13. 진보 + 이처럼 자유로워진 영혼에 물질적인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말기 바란다. 그 영혼은 장애물을 돌려 놓아야 한다거나 치울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영혼은 장애물이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이 영혼의 도덕적 확신에 대해 사람들은 그 영혼이 산을 들어올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영혼은 들어올릴 산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걷는 것으로써 운동을 증명하는 철학자는 이와 같이 전진한다. 그의 행위는, 제논이 한 간격 사이의 점들을 하나하나 건너뜀에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항상 다시 시작해야 하는 무력한 노력에 대한 순진하고도 단순한 부정이었다.(64) + ..
결손 엄마 없이 산 지 10년이 지났고 우리는 식기건조기를 쓸 자격이 없다. 아빠, 이건 살균 건조 기능이 있고 그릇을 그냥 집어넣기만 하면 돼. 그릇은 다 씻었고 물이 끓고 있으니 그건 낭비다. 아빠는 눈썹에 염색약을 바르고 짜증을 내면서 그릇을 끓는 물에 넣다가 앗 뜨거뜨거 물을 튀고 우리는 식기건조기를 쓸 자격이 없다. 하! 엄마는 요리사나 가정부가 아니었어. 우리는 이런 일로 짜증을 내면 안된다. 집에는 식기건조기가 있다. 그런데 이걸 쓸 자격이 없다. 아빠, 그릇을 다 삶으면 드세요. 브리카에 커피가 다 끓었고 커피잔을 식탁 위에 탁! 아빠는 왜 10년이 지나도록 짜증을 내는 거지? 두 사람 문제는 제발 둘이서. 우리집엔 식기건조기가 있다. 문을 쾅! 볼륨을 꽝꽝 높이면 "You don't know ..
가볼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