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의 문장가 구양수가 이야기했다는 삼다 원칙은 너무나 유명하지만 여전히 변치 않는 글쓰기의 기본이다. 과연 많이 읽다 보면 생각이 많아지고 공감하거나 비평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며 곧이어 스스로 쓰게 된다. 그러고 보면 저 삼다 원칙은 각각의 개별적인 행위를 분류하여 원칙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글 잘 쓰는 사람의 연속된 행위를 묘사해놓은 것 같다. 읽고 쓰고 생각하는 일도 경험일진대, 많은 글을 읽는다면 그만큼 많은 삶을 자진하여 추경험하게 되는 셈이고,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러니까, 읽고 쓰고 생각한다는 것은 자기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는 일이리라. 나갔다 돌아오면 이전과는 무언가 아주 조금이라도 깊어지거나 넓어지거나 달라져 있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나가보는 책이라는 ‘바깥’은, 그것이 새로운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