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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어디에 있는가? : 지역과 세계 사이 Spices는 2006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아시아 문화 컨퍼런스의 이름이다. 올해 3회째를 맞아 말레이시아 페낭에 소재한 세인스 말레이시아 대학Universiti of Sains Malaysia에서 8월 7일부터 3일 간 “상품화, 쟁점 그리고 창의적인 문화”라는 제목으로 공식 일정을 진행했다. 아시아라는 광범위한 지리상의 명칭을 문화라는 더 광범위한 학문 명칭과 접목시킬 때 무엇이 출현할 것인가. 이 컨퍼런스는 아직 이런 궁금증에 괄목할 만한 구체적인 지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발표자나 토론자들의 국적은 말레이시아, 부탄, 일본, 한국, 홍콩, 대만, 태국, 미국으로, ‘아시아’를 대표하기에는 너무 적거나 광범위하고, 참가인원은 해당 지역 참관인을 모두 합해도 60명을 넘지 않아 총 11개의 패..
컴컴한 형님들과 달려보는 거야 AMERIKA Refrain: We're all living in America, America is wunderbar. We're all living in America, Amerika, Amerika. Wenn getanzt wird, will ich führen, auch wenn ihr euch alleine dreht, lasst euch ein wenig kontrollieren, Ich zeige euch wie's richtig geht. Wir bilden einen lieben Reigen, die Freiheit spielt auf allen Geigen, Musik kommt aus dem Weißen Haus, Und vor Paris steht Mickey Maus. We're ..
to mistymay 나는 왜 이제서야 내가 니체를 이해한다고 느끼고 있는 것일까? 나는 아마도, 을 네 번쯤 읽었던 열 다섯 살 이래로, '밝음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 양 극단에 열광했던 것 같아. 아니, 이전에 내가 열광해왔던 것을 비로소 문자의 형태로 만난 느낌이었지. 하지만 그건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니었어. 그 때문에 나는 이 두 세계의 양립을 정말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양 극단 사이를 조울증 환자처럼 오가고 있었던 거야. 이제까지 나는 니체의 수사와 빛나는 금언들에는 감탄하면서 불쾌한 반-정치적 올바름의 언명들에는 주저없이 경멸을 보내고 있었거든. 아마도 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중용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중용'이라는 객관적 자리 같은 것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통..
weiv 괜찮은 음악 웹진을 찾았다. 나만 뒷북 치는 건가? 기사 헤드라인 작명도 센스가 넘친다. 아, 뭔가 뒤통수를 냉수 마찰하는 것 같은 시원한 느낌. 우리(누구?)는 아마 생각보단 후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 weiv
Fiona Apple, Criminal 피오나 애플의 데뷔곡이자 첫번째 히트곡. 무려 11년 전. 목소리만 들은 사람들은 그녀가 30대 중반 이상의 골초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녀는 열 아홉 살이었다. 첫 앨범에 실린 그 모든 다크한 곡들을 직접 작사 작곡했다. 적목현상이 참 효과적;
교련 시간-이영주 교련 시간 이영주 네가 학교 옥상에서 미끄러지는 순간을 뭐라 불러야 할까 붕대를 둘둘 말고 교련 시간에는 아무도 모르는 사람을 구하는 법을 배운다 『이방인』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너는 딱 한 페이지만 읽었다 창가 맨 뒤에 앉아 창밖으로 흘러가는 구름의 귀퉁이를 칼날로 도려냈다 쌍둥이의 청바지는 언제나 고급스럽군 우리는 쉬는 시간마다 동생의 허리춤에 손을 넣고 웃었다 태양 때문에 누굴 죽이지는 않겠어 코를 킁킁거리던 쌍둥이는 한 군데서 달라진 자신들의 얼굴을 마주보고 침을 뱉었다 붕대를 감는 시간보다 푸는 시간이 더 빨랐던 너, 책상 밑으로 기어가 바닥에 이마를 쿵쿵 찧던 너는 『이방인』의 살인 이후 장면은 궁금하지 않았다 붉은 물을 들이마시며 담장의 나무들이 똑같은 표정으로 창문을 긁었다 시범을 보이려 ..
폐허의 섬 파르티타-이승원 폐허의 섬 파르티타 이승원 건물의 사체가 먼지를 머금고 아직 직립해 있을 때 썩지 않는 생선 꼬리를 맡으며 나는 누구의 이름을 생각해냈던가 인공물이 자연에 근접하며 낡아간다 지워지고 흔들리며 지붕은 속살이 드러나 그곳에선 빤히 혼자라는 게 허기처럼 떠오르고 태양계를 벗어나는 탐사선처럼 깊은 수심 속으로 내려가는 죽음을 상상한다 살마다 녹슨 새장은 스스로를 속박한다 들떠 일어난 천장의 페인트가 나방처럼 날개를 젓고 버려진 스패너들 검어진다 네 얼굴처럼 묽게 칠한 그의 아랫도리가 가리고 있는 두 개의 흐린 눈은 언제를 기억해내려 했던가 해가 흘린 피를 유리창이 반사한다 광택을 잃은 구층 아파트의 허물어지는 베란다 느리게 몸을 열고 거품을 무는 바다에서 새가 제 흰색을 공중에 그린다 짙은 물이 고인 거대한 욕..
M62 언젠가 화성소년이 내게 물었지 -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한데 왜 어두운지 아세요? 이유를 분명 말해준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 잘 살고 있니? 별들은 언제나 폭발하며 태어난다 (인간처럼 더러운 게 별이었을 리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