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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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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육체와 공석(空席)인 하느님 김기택의 시집과 황인찬의 시집을 연달아 읽고 있으면 처음에는 육식 동물이었다가 그 다음에 갑자기 초식 동물이 되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에 빠지게 된다. 이 두 시집은 마치 카인과 아벨의 전혀 다른 유일신 숭배 스타일처럼(농부인 카인은 신에게 곡물을, 목동인 아벨은 짐승의 살과 피를 바쳤다) 전혀 다른 존재감의 농후한 냄새를 풍긴다. 이런 비유를 곧장 떠올리는 것은 두 시인 모두 어떤 유형의 신(보편자)적인 것을 암시하거나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음의 유물론: 김기택, 갈라진다 갈라진다(문학과지성사, 2012) 갈라진다 갈라진다 저자 김기택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2-10-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진 우리의 현실에서 진정한 삶이 희망과 ... 김기택의 시는 줄곧..
황인찬, "의자" 의자 황인찬 여섯 살 난 하은이의 인형을 빼앗아 놀았다 병원놀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인형은 나의 의사선생님이었다 나는 선생님께 아프다고 말했다 어디가 아프냐 물어도 아프다고만 선생님은 내게 의자에 앉으라 하셨다 의자는 생각하는 의자였다 앉아서 생각해보라고, 잘 생각해보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나는 울어버렸다 무서워서 너무 무서워져서 - 2011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