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조연호 (창비, 2010년) 상세보기 성숙한 음악은 실제로 들리는 것 자체에 대한 의심을 만들어낸다. -테오도르 아도르노, 「아르놀트 쇤베르크」 조연호의 시를 찬찬히 읽고 있으면 어느새 우리의 관습어법이 처음 보는 이방의 관습어법과 함께 뒤섞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낱낱의 단어만 새로워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새로움은 숙어 형태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 다른 문법의 형태로 틈입한다. 즉, 조연호의 시가 새롭다면 그것은 그의 시가 실험실에서 기존에 있는 생물들의 팔다리를 방금 막 이어 붙인 프랑켄슈타인이어서가 아니라 어딘가 다른 대륙에서 개별적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생태를 이미 갖추고 있는 곳에서 생물들은 가장 말초적인 신경까지 유기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