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에 비해 가볍고 따뜻하고 날개가 달린 것. 대개는 날 수 있지만 날지 못하거나 날지 않거나 날기를 의도적으로 중지할 수 있다. ‘나비’가 나풀거리는 영혼의 이름이라면 ‘새’는 힘과 방향이 배가된 형태의 영혼을 이른다. 아무리 작은 새라도 가장 큰 나비보다 훨씬 빠르고 강인한데, 그것은 유약한 아름다움보다 추진력 있는 상승을 선호하는 가볍고 단단한 정신의 뼈 때문이다. ‘V’자 형태의 가슴 뼈는 공교롭게도 새총의 기본 골격과 동일하다. 충분히 단단하다면 죽은 새의 가슴 뼈는 다른 새를 잡는 데 쓰일 수 있다. 혹은, 틈만 나면 날아오르려고 하는 모든 고집스러운 것. ‘어느새’ 같은 것은 너무 빨라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막 배달된 편지의 봉투를 뜯어 편지지를 펼치면 접혀 있던 부분이 가벼운 뼈의 관절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