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아에 관해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부끄럼 많은 요나 부크롬 씨는 한동안 심하게 망설였다. 고민하던 나머지 친구 병조림 인간에게 상의하고 싶었지만 그는 냉가슴이라는 돌림병을 여직 앓고 있어 말을 걸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그는 맨홀 뚜껑 아래 시궁창에서 쥐 죽은 듯 지내던 크루소 씨에게 물어보았다. 않아는 40여 년 간 글을 써온 사람입니다. 저는 그의 글을 10대 시절부터 읽어왔지만 한꺼번에 몰아서 읽은 적은 없었어요. 않아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것은 않아의 이름으로 출간되어 있는 시집 열다섯 권과 산문 세 권과 그밖에 그와 대담을 나눈 여러 사람들의 기록과 그에 관한 수많은 논문과 평론을 읽고 그것으로 그의 인생 40여 년을 가늠하여 종합한 뒤 마치 그것이 그에 관한 모든 것이라 이해하는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