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인 아직 젊었던 술집 여자의 등을 당신께 보냅니다 그 등에서 참았던 내 겨울도 보냅니다 나를 아들이라 부르던 손님들의 택시비와 이국땅에서 일요일마다 내게 주어지던 몇 푼의 돈도 함께 보내지요 나는 꼭 저금을 하는 기분입니다 당신이 남기고 간 기록들을 한 줄 한 줄 짚어 봅니다만 아마 실수로 빠진 내 이름이 오늘도 없습니다 요즘 당신은 통 편지를 보내지 않지요 어릴 적 공터에 뛰던 플라스틱 말들을 당신께 보냅니다 그 위에서 견디었던 내 예감도 보냅니다 먼 나라에서 한 번 당신을 본 적이 있지요 새벽이었고 당신은 내 가슴을 열고서 울기만 했습니다 결국 유사한 아침을 맞이하며 나는 사과나무 사이를 뛰어다녔습니다 종종 나무의 배후에서 당신을 봅니다만 그것은 비밀에 부칩니다 나는 말을 못 하는 일에 익숙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