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네 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황성희 (민음사, 2008년) 상세보기 세계는 완벽하다. 당위성이 빠지면 세계는 그 자체로 완벽해진다. 혹은 공유되(고 있다고 믿어지)는 당위를 수긍하고 난 뒤의 세계는 나름대로 완벽하다. 그런데 완벽이란 게 대체 뭐지? 그건 그냥 그대로 있음, 자연(自然) 아닌가? 유대인들의 신 ‘야훼’의 본래 뜻처럼, ‘스스로 그러한’ 것, 무수한 ‘-임’, Be 동사의 모든 주어들. ‘더 높은 곳’이 없는 이곳에서, 신성은 하향 평준화되고 만다. 그리하여 모든 것은, 어찌됐든 완벽하다. 그것은 ‘결국 모든 것은 좋은 것’이라는 실용주의의 명제가 세계화되는 자리, 과거의 모든 사건이 정당화되는 자리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은 돌이킬 필요가 없는 것이 되어야 한다’던 80년대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