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는 서태지를 빼고는 10대를 기억하기 힘들다. 하지만 나는 그때 한창 메탈리카에 미쳐 있었기 때문에 서태지를 성실하게 듣는 팬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는 반항적인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 음악적 메시지는 지나치게 건전했달까. (하긴 메탈리카도 'One' 같은 反戰 대곡을 발표하고 있었지만) ‘발해를 꿈꾸며’ 같은 것은 (특히 비둘기 CG가 엄청 등장하는 뮤직비디오) 끔찍했고 ‘Come Back Home'은 좋아했지만, 이 곡을 듣고 집에 돌아온 가출 청소년 뉴스를 보고 나자 미디어가 서태지를 자기들 식으로 좋아하고 있으며 서태지가 머지않아 미디어의 그러한 음험한 의도의 망 속으로 무력하게 편입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문화 대통령’ 운운하는 그에 대한 신화화도 못마땅했다. 그러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