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화폐 지루한 휴전의 나날, 즐겨 입는 그물무늬 셔츠의 창살 안에서 나는 적들의 화폐 만들기에 열중입니다 내가 만든 이것으로 나는 다섯 개 강을 건너 사흘 동안 걸어가면 나온다는 적의 옛 마을이 숨은 지도를 살지도 모릅니다 벚나무 가지에 걸어둔 춤추는 노숙자 소녀의 분홍 전화기를 살지도 모르고 두툼한 샌드위치와 커피가 있는 휴일의 식욕과 다시 바꿀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오늘 사랑법 위조만을 위로 삼는 위험한 선택입니다 쇠비린내가 묻어나는 천진한 내 손은 나의 전리품입니다 식민지인 이 손안에서 팔랑이며 짤랑이며 몸을 섞는 악화와 양화들 보실래요? 곧 패총처럼 수북해지겠군요 동전처럼 뻣뻣하고 지전처럼 후줄근한 썩지 않는 그 나라가 코앞입니다 어리둥절 차가운 당신 웃음쯤 문제가 아닙니다 (10-11) 침묵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