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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대선 멘붕 자가치료: today's pleasure from the favorite musicians start with B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이나 라디오헤드의 Creep과 함께 20세기 말의 (정확하게는 90년대) 청년 감수성을 대표한 Loser. 오늘날 청년 실업이나 백수, 잉여 등이 일반적인 청년의 표상이 되기 전 그 단초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 이때다. 한국은 IMF 직전이었고, 97,98년 전후에 20대를 맞은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 자기 패션화, 계급적 하층민으로서의 청년 세대의 공감, 버림 받았다는 느낌, 요약하면, '자본주의는 망했어, 엄마 아빤 날 몰라, 예수는 보헤미안이었던 것 같아, 그러니 내 맘대로 살자'는 비관적인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물론 원곡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것이지만 데이브 나바로의 것도 좋다. Venus in Furs의 다양한 버전을 언젠가 올리고 싶지만, 오늘은 귀찮아서 패스.

 

보다시피 90년대 인기를 구가한 얼터너티브, 그런지, 브릿은 대체로 범생이스럽고 순진하고 귀엽고, 다시 말해 모성애를 자극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블러의 초기 대표곡으로 Song 2를 꼽곤 하지만, 블러의 진정한 매력은 사실 음악적으로 사춘기였던 초기보다는 Think Tank 같은 앨범부터 시작이라고 생각. 그즈음 데이브 앨번은 프로젝트 밴드 고릴라즈 활동을 겸하느라 매우 활동적이었는데, 유머러스한 기계음들을 사용한다거나 하는 상상력 가득한 음악 작업들은 2000년대 초반을 그의 전성시대로 만들어주었다.

 

Crazy Beat 같은, 긴장 풀린 살짝 미친 곡들에서 그 일단을 엿볼 수 있다.

 

 

21세기에는 더 이상 나오기 힘들다 싶은 20세기 말 감성의 희한한 연장extention. 귀엽고 발칙하고 음악적으로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새와 벌'. 대중음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블루노트와 EMI에서 음반을 출시했다.

 

 

오호, 너무 말랑말랑하니까 B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부시를 추가하자. 동명의 공화당 출신 미국 대통령이 벌인 짓들 때문에 밴드의 명성이 간접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다시 모이면서 너바나의 정신을 영국에서 계승하고 있다. Chemicals between Us 같은 곡의 뮤비는 매트릭스 같은 영화에서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90년대~2000년대 초반을 휩쓴 젠 열풍의 일단을  확인시켜준다.

 

 

costume shopper(http://www.costumeshopper.com/prods/fm64606.html)에서 판매중인 90년대 그런지 록커 가발 

 

......

 

패완얼의 진실; 원래 의도한 분위기는 이런 거다. 

 

결론. 나 '잃어버린 10년'이 많이 그리운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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