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황인찬
여섯 살 난 하은이의 인형을 빼앗아 놀았다
병원놀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인형은 나의
의사선생님이었다
나는 선생님께 아프다고 말했다
어디가 아프냐 물어도
아프다고만
선생님은 내게 의자에 앉으라 하셨다
의자는 생각하는
의자였다
앉아서 생각해보라고, 잘 생각해보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나는 울어버렸다 무서워서
너무 무서워져서
- <문학선> 2011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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