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ext & context

최승호, "02 해체되기 위하여"

아메바(일반판)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최승호 (문학동네, 2011년)
상세보기


02 해체되기 위하여


해체되기 위하여 태어난 존재 중에서
게여,
네가 가장 잘생겼다


02-1

먹히기 위하여 태어난 존재 중에서
멍게여,
네가 가장 멍청해 보인다


02-2

왼손엔 포크, 오른손엔 나이프
우리는 어기적거리며 등심을 먹기 시작한다
썰어 먹고 잘라 먹고 베어 먹고 씹어 먹고
다시 왼손엔 나이프, 오른손엔 포크


02-3

해체된 찌꺼기들의 반죽덩어리
똥!
똥 속에 자식을 키우는
아프리카 쇠똥구리 부부는 금슬이 좋다


02-4

멍게여,
솔직히 너희들이 왜 사는지 모르겠다

'text & contex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  (0) 2011.06.23
참된 문장  (0) 2011.05.31
송재학, "머린호르[馬頭琴]와 낙타가 우는 밤"  (0) 2011.05.06
김언희, "벡사시옹(Vexations)"  (0) 2011.05.06
이준규, "검은머리방울새"  (0) 2011.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