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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수도사와 짐승 사이

適度를 지키는 일이 가장 어렵다; 들끓는 욕망과 무기력 사이에서, 그러나 '그럭저럭 어중간하게' 사는 것이 아니면서 적도에 부합하는 삶을 영위한다는 것, 거기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면, 자신의 모든 행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ㅊㅁ형이 미얀마 스님에게서 얻은 깨달음도 '자기가 뭘 하는지 모르는 우리들'에 대한 일침과 다르지 않았겠지; 그는 매일 아침 심오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 갔지만, 스님은 이런 질문들을 던졌을 따름이었다. "자네는 오늘 아침 방문을 나설 때 문고리를 오른손으로 잡았는가, 왼손으로 잡았는가?" 말하자면, 우리가 '무의식적 행위'라 지칭하는 것을 최대한 의식의 층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 동시에 우리의 무의식적 행위들이 실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면서 포용하는 것.

그럴 때, '나의 무의식적 행위들'에 대한 반성과 통찰을 통해 나 자신을 비판하지 않기란 얼마나 힘든 일일 것인가? 인간이란 그토록 비이성적인 존재임을 알면서 막 살지 않기란 얼마나 힘든 일일 것인가?

들끓는 욕망을 주저없이 풀어헤치는 광기의 삶과, 그것을 억제함으로써 드디어 욕망이 사라지는 바바리아적인 삶 사이의 중간지대, 그러나 '그럭저럭 어중간한 삶'과 외양적으로 유사하면서도 끊임없이 신경을 투자하는 이 중용의 삶이란! (이 양 극단을 재주넘는 조울도 물론 무섭다!)

그리하여, 수도사와 짐승의 사이를, 이 피곤한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할머니 옷을 입은 늑대처럼, 소년을 예수만큼 사랑하는 신부처럼! 이다지도 막돼먹은 혓바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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