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만우절 문과대 독서실 옆문으로 나가 담배를 태우고 있으려니 교복 입은 신입생들이 모여들어 불량 고등학생처럼 침을 찍찍 뱉어가며 담배를 빤다. 예비군 훈련을 받고 온 예비군처럼 교복을 입은 대학생들은 대번 자기가 '고딩'일 적에 얼마나 불량했던가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물론 거개가 뻥이다. 그들의 무용담처럼 '야생마'로 살았더라면 여기서 이렇게 날라리인 척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각 학교의 교복들은 '쌔삥'처럼 날을 잘 세웠고 머리는 염색을 했거나 펑키하다. 여학생들은 스커트를 급히 줄여 입은 티가 난다. 남학생들은 모델처럼 날렵해 보이려 가슴을 펴고 연신 어깨를 털고 있다. 아무리 날라리인 척해도 어딘가 '무심한 듯 시크하게' 보여야 한다. '진짜 날라리 고딩'의 생짜의 감정 같은 것이 있을 리가, 물론 없..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