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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시

동지에게 화답함

      죽은 예언자의 거리


무엇이라 말할까

만남이라는 기막힌 우연과

그 섬뜩함에 대하여

마주치자마자 내 골수에 자기의 촉수를 담그는

얼굴들과 그 배경에 관하여

그 가지각색의 각개격파를 차별 없이

기적이라 부르는 순진한 이상주의에 대하여

그 상처 없는 잔혹한 천진난만에 대하여

 

어느날 두 사람이 만나

한 사람을 낳고 모두 사라지는

말할 수 없이 폭력적인 생리

 

어느날 두 사람이 만나

한 사람을 죽이고 손을 씻는

말할 수 없이 공공연한 심리

 

(어느 날 두 사람이 만나

세계가 비로소 시작되리라던

말할 수 없이 아스라한 예언)

 

이 거리의 이정표는 이제

아는 것들만 알려준다 이미

와 있는 것들의 끔찍한 소용돌이

(열린시학,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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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Indimina  (0) 201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