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침묵, 聖 요한의 집, 20130420 같은 산길에서 같은 나무 등걸과 따로 따로 마주쳐 우리는 각각 사진을 찍었다. 동생의 나무 등걸 사진은 유적지 풍경 같았고, 내가 찍은 사진은 명백하게 지나치게 유머러스한 인간(이나 동물)의 사체의 패러디였다. 그것은 다소 키스 헤링 식으로 단순화된 네 발 달린 짐승의 사체와 닮았는데, 그것도 머리를 자른 것이다. 뭉툭한 팔 다리는 몽둥발이처럼 되다 말았고 심지어 꼬리가 잘린 흔적까지 있다. 이것은 누가 봐도 나무의 시체인데, 이 나무는 동물을 패러디하고 있다. 이 글은 전혀 신성하지 않다. 침묵의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는데, 침묵은 고통에 어울리는 것. 열정이기도, 수난이기도 한 passion은 주체할 수 없는 자기의 충혈된 에고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자가 그것을 극기하려 할 때 그의 일그러진 표정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