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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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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늘릴 것인가, '나'를 늘일 것인가 아메바(일반판)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최승호 (문학동네, 2011년) 상세보기 증식하는 유령들; 최승호, 아메바(문학동네, 2011) 등단 이후 꾸준히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최승호의 이번 시집은 자기 자신의 말들로부터 뻗어나간 실뿌리 같은 상상의 편린들을 그 원천들과 함께 수록하고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그가 인터뷰들에서 밝히고 있다시피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충분한 기획 의도를 가지고 수행된 것으로, 이번 시집의 출간이 시인 자신에게는 등단 이후 30여 년간의 자신의 詩作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그는 이것을 ‘실험’이며 ‘일종의 문체연습’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연습은 ‘완성된 한 편의 시’라는 관념을 잠시 괄호 속에 넣고 ..
in memory of K(1966.2.16~2008.6.9.) 보이저 1호가 우주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며 -왜 유가 아니라 무인가? 어머니 전 혼자예요 오늘도 혼자이고 어제도 혼자였어요 공중을 떠도는 비눗방울처럼 무섭고 고독해요 나는 곧 터져버려 우주 곳곳에 흩어지겠지요 아무도 제 소멸을 슬퍼하지 않아요 어머니 전 혼자예요 오늘도 혼자이고 어제도 혼자였어요 고요히 솟아오르는 말불버섯 홀씨처럼 어둡고 축축해요 나는 곧 지구 부피의 여덟 배로 자랄 거예요 아무도 이 거대한 가벼움을 우려하지 않아요 여기에는 좁쌀알만 한 빛도 쓰레기 같은 정신도 없어요 혼자 생각했어요 연기(緣起)가 없는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우연이야말로 우리가 믿는 단 하나의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서 타이가의 호수에서 보았지요 안녕하세요? (하고) 긴 꼬리를 그으며 북반구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