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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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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 사랑의 탄생 아담이 신에게 복종하기를 선택했다면, 죄도 없고 법도 없었을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랬다면, 사랑도 없었을 것이다. - 지젝, 죽은 신을 위하여. 나는 이 말을 '사랑은 타락의 증거이다'로 고쳐 읽었다가 또 다시, '타락의 결과물이다'로 고쳐 읽는다. 까마득한 아담 할아버지의 선악과 먹기가 유혹을 이기지 못해서였는지, 반항 정신 때문이었는지, 혹은 둘 다였는지 모르겠지만, 눈 밝은 타락의 길 이전의 순진무구한 삶이 '행복'의 표상이라면, 타락 이후의 역사는 갈등 없이는 살 수 없는 원수 같은 이웃 사랑의 가시밭길일 테다. 아담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만큼 유약했거나, 신에 맞먹을 만큼 위대해지고 싶은 반항인이었을까. 혹은 지독한 건망증이었을지도. 에덴에 널린 수많은 다른 동물들처럼. 에덴의 ..
"법"과 법 사도 바울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알랭 바디우 (새물결, 2008년) 상세보기 죄란…욕망 그 자체는 아니다…죄란 자율성, 자동성으로서의 욕망의 삶이다. 율법은 욕망의 자동적 삶, 반복의 자동성을 해방시키기 위해 요구된다. 왜냐하면 율법만이 욕망의 대상을 고정시키고, 주체의 ‘의지’가 무엇이든 욕망을 대상에 묶어놓기 때문이다. 주체를 죽음이라는 육체의 길로 끌어들이는 것이 바로 욕망의 이러한 대상적 자동성(대상에 의해 규정된 자동성)이다.(153) 여기에서 바디우는 예감하다시피, 무의식 문제를 끌어들인다. 위에서 논의된 문제는 언젠가 지젝의 "요부의 윤리"에 관한 글에서 다루었던 욕망과 윤리의 문제로 넘어간다. 여기에서 주가 되는 핵심어-죄, 욕망, 법(금지), 죽음-들은 라캉이나 지젝 같은 정신분석학자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