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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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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늘릴 것인가, '나'를 늘일 것인가 아메바(일반판)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최승호 (문학동네, 2011년) 상세보기 증식하는 유령들; 최승호, 아메바(문학동네, 2011) 등단 이후 꾸준히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최승호의 이번 시집은 자기 자신의 말들로부터 뻗어나간 실뿌리 같은 상상의 편린들을 그 원천들과 함께 수록하고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그가 인터뷰들에서 밝히고 있다시피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충분한 기획 의도를 가지고 수행된 것으로, 이번 시집의 출간이 시인 자신에게는 등단 이후 30여 년간의 자신의 詩作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그는 이것을 ‘실험’이며 ‘일종의 문체연습’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연습은 ‘완성된 한 편의 시’라는 관념을 잠시 괄호 속에 넣고 ..
최승호, "02 해체되기 위하여" 아메바(일반판)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 현대시 지은이 최승호 (문학동네, 2011년) 상세보기 02 해체되기 위하여 해체되기 위하여 태어난 존재 중에서 게여, 네가 가장 잘생겼다 02-1 먹히기 위하여 태어난 존재 중에서 멍게여, 네가 가장 멍청해 보인다 02-2 왼손엔 포크, 오른손엔 나이프 우리는 어기적거리며 등심을 먹기 시작한다 썰어 먹고 잘라 먹고 베어 먹고 씹어 먹고 다시 왼손엔 나이프, 오른손엔 포크 02-3 해체된 찌꺼기들의 반죽덩어리 똥! 똥 속에 자식을 키우는 아프리카 쇠똥구리 부부는 금슬이 좋다 02-4 멍게여, 솔직히 너희들이 왜 사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