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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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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의 사후를 사는 냉담자의 멜랑콜리, 혹은 신성성의 재상상: 송승언의 시 돌의 감정 오래 전에 어떤 철학자의 윤리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돌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상상이야말로 가능한 상상과 불가능한 상상의 접점에 서는 첫 경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철학자는 근대 초기에 살았던 사람으로, 아직 매일 햇볕을 받으며 물속에 잠긴 돌 위를 흐르는 물을 보면서 강변을 산책하는 일에 익숙했고, 콘스탄틴주의와 유대교의 강력한 신 개념과 그 이름을 통한 현실적 지배 속에서 살았지만, 이상하게도 경전의 글자들에 얽매여 있지 않았던 듯 보이는 데다, 바로 그런 이유로 자기 민족 집단으로부터 배척당하고 자기의 국가 종교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그런데도 더욱 더 이상한 것은, 그가 지극히 종교적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그는 범신론적이고도 유물론적으로 자연과 우리의 물리..
시와 세계, 2016, 봄. 사람 그리는 노래 송승언 정원으로 이어지는 여러 갈래의 길에는신도들이 늘어서 있고 신앙심을 시험하려는 듯이줄줄이 대기열을 만들고 혀를 내밀고 있다혀끝에서 신속히 흩어지는 것없었던 듯 새겨지는 것그것을 위해 나는 항상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낯가죽을 새롭게 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혀를 내밀며 드는 생각은 이것나는 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인가? 여러 갈래의 길로 이어지는 정원에 서서향나무의 뒤틀림에 경탄했다저렇게 뒤틀릴 수만 있다면 개발 중인 신도 두렵지 않을 텐데비늘조각이 육질화 된 향나무를 보며향나무 좋지...나도 좋아해말씀하시던 신부님은 맥주 마시러 갔고 나는 이제 내 팔다리의 멀쩡함을 입증하기 위해뇌에 대 타격을 입은 사람의 말을 빌려 쓴다탁구 하던 사람술집 하다가 망한 그 사람 종이 울리면 슬프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