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병원에서 왼쪽 눈에 박힌 쇠붙이를 뽑아내면서 우리는 화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겨울 다락방에서 사전을 뜯어 먹으면서 나는 로자 룩셈부르크 여사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가끔 거울을 쳐다보면 내 검은 안대가 훈장처럼 떠올라 경이로운 화염이 혈관을 데우면서 우리들 4월을 되새기게 하지만 지금은 밤 늦도록 다락방에 모여 앉아 펼치는 늙은 학생들 문답강론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물론 하찮은 관형사 하나의 사용법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좀스러움이 새벽길을 닦는 데 얼마나 탄탄한 자갈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참을성 있게 들어줄 수 있는 귀가 열리지 않는 한 4월은 정당하게 기록되지 않을 것이다 만년설을 부수며 전투적으로 일깨우는 새벽은 그 뜨거운 화염으로 근심하는 초목들이 불타고 우리는 검은 억새풀로 아침식탁을 마련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