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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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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과 남대문 숭례문 화재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경각심과 동시에 모방 범죄들을 불러온 듯싶다. 그것은 TV를 통해 방영되는 충격적인 화면의 아찔한 (초)현실감이 어쩔 수 없이 불러들이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소문, 소문의 무시간적 확산은 즉각적인 (초)현실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이는 개인의 규율과, 규율을 무시하고 무질서로 나아가고자 하는 가없는 욕망을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다. 숭례문의 '추모자들'은 '물리적으로 체화된 역사'의 죽음을 애도했을 뿐 아니라 마치 9.11 테러 이후 그라운드 제로를 찾는 사람들처럼 공포와 연민을 함께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무엇에 대한 테러였던가? 그것은 테러였던가? 테러의 의미는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그것은 '국가적 자존심'에 대한 위협으로 정의되었다. SBS 8시..
지식-사물 애호가 Andrew Cornell Robinson acrStudio © 2007 대가리만 발기한 새끼들이 제일 싫다. 얼마나 엄청난 오욕에 머리를 처박으려고 저 지랄이지? 그는 대개 수집가다. 향유보다는 소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읽지 않은 책들이 먼지를 덮고 책장에 줄지어 꽂혀 있다. 더러 먼지는 닦이지만 서문 이상 읽히지 않는다. 이 책들은 언제나 최신 유행하는 담론들, 문화적으로 세련된 이론들, 한 시대를 풍미한 문제작들이다. 제목을 수백 번 보았기 때문에 그는 심지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책을 안 읽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그는 정기적으로 헌책방에 가서 자신이 애호하는 어느 사상가의 책 색인에 제목이 수록되어 있었던 책이라도 새로 나오지 않았는가 뒤진다. 그는 정신분석의 연인이며 대중의 비판자이며 ..